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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이면(裏面), 플랫폼 권력이 휘두른 칼…대금 지연에 마진 전가까지

공정위 과징금 21억 8,500만 원… 상생 꺾은 독주

소비자의 효용과 협력사의 생존은 유통 시장의 영원한 평행선이다.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쌓아 올린 최저가의 신화는 달콤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비용 전가는 생태계의 근간을 흔드는 독배가 된다. 유통 공룡이 내세운 효율성이 사실은 협력사의 고혈을 짜낸 결과물이라는 판단은 플랫폼 권력이 직면한 도덕적 파산을 상징한다.

'최저가' 이면(裏面), 플랫폼 권력이 휘두른 칼…대금 지연에 마진 전가까지 - 산업종합저널 동향
조원식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이 브리핑을 통해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와 직매입 거래의 위험 전가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마진 목표라는 족쇄… 협력사 쥐어짜는 탐욕
쿠팡의 최저가 매칭 전략은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했으나,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 감소의 고통은 오롯이 납품업자의 몫이었다. 플랫폼은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과 매출총이익률(GM)이라는 내부 지표를 앞세워 협력사를 압박했다. 목표치에 미달하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광고비, 체험단 수수료 등을 떠넘기는 행태를 보였다.

조원식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조사과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쿠팡이 목표 달성을 위해 납품단가 인하 및 광고비 등 부담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21억 8,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발주 중단이나 축소를 암시하며 협력사를 압박한 정황은 유통 포식자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2,809억 원 대금 지연… 플랫폼의 오만한 질주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는 법적 의무조차 무력화했다. 쿠팡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만 5,715개 납품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상품대금 2,809억 원을 법정기한인 60일이 지나서야 송금했다. 지연 기간은 최대 233일에 달했으나, 연 15.5%의 지연이자 8억 5,328만여 원은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검수 완료일이 아닌 상품 인도일을 기준으로 삼는 법령의 기본 상식조차 플랫폼의 자의적 해석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체험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미소진 상품비용 5억 3,679만여 원을 반환하지 않은 행태 역시 바늘구멍 같은 이익까지 훑어낸 탐욕을 증명한다.

'최저가' 이면(裏面), 플랫폼 권력이 휘두른 칼…대금 지연에 마진 전가까지 - 산업종합저널 동향
이해를 돕기위한 이미지<자료=산업종합저널(기획 및 AI 제작)>

상생 잃은 유통 공룡… 법 위의 지배는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통해 직매입 거래의 본질을 다시 세웠다. 가격 하락과 재고의 위험은 유통업자가 짊어져야 할 몫이지, 힘없는 납품업자에게 미는 사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조 과장은 최저가 매칭에 따른 마진 감소 위험을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등 요구를 통해 납품업자에게 전가한 행위가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정액과징금 각 5억 원을 포함한 총 21억 8,500만 원의 과징금은 시장 파수꾼이 던진 엄중한 경고장이다.

가치를 묻지 않는 지배력은 결국 스스로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자해 행위다. 플랫폼 혁신이 협력사의 맨살 위에서 춤추는 칼날이 될 때 시장의 공정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지배력이 법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플랫폼 기업과 정책 입안자 모두 뼈아프게 직시해야 한다.
김보영 기자
cchby@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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