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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 톤 NCC 가동 중단… 석화 업계 ‘대산 빅딜’로 생존 활로 뚫는다

롯데·HD현대 합작법인 설립에 1.2조 원 수혈… 정부 2.1조 원 파격 지원

110만 톤 NCC 가동 중단… 석화 업계 ‘대산 빅딜’로 생존 활로 뚫는다 - 산업종합저널 화학

중국발 물량 공세와 수요 침체라는 이중고에 신음하던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손을 잡고 대산 사업장을 통합 운영하는 대규모 사업 재편의 닻을 올린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해당 기업들이 제출한 계획안을 최종 승인하며 금융과 세제, R&D를 아우르는 2.1조 원 이상의 맞춤형 지원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구조개편 로드맵의 첫 번째 결실이다.

구조개편의 핵심은 뼈를 깎는 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로의 체질 개선이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110만 톤 규모의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 제품 설비를 과감히 정리해 시장의 고질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대신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분할해 현대케미칼과 합병함으로써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주주사인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각각 6,000억 원씩 총 1.2조 원의 자금을 통합 신설법인에 수혈한다.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에 나선다.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최대 1조 원의 신규 자금 지원과 1조 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을 통해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세제 혜택도 파격적이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최대 100% 감면하고 자산 매각에 따른 법인세 과세이연 기간을 10년으로 대폭 확대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기존 인허가를 승계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행정적 걸림돌도 치웠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가 절감 대책도 포함됐다. 분산특구제도를 활용해 한전 대비 5%가량 저렴한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원유와 나프타에 대한 무관세 기간을 연장하는 등 연간 최대 1,150억 원 수준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고탄성 경량 소재나 이차전지 전해액용 유기용매 등 고부가 기술 개발을 위해 올해 260억 원의 예산을 즉시 투입하고 중장기적으로 AI 기반 소재 설계와 친환경 원료 전환 등 대규모 R&D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산업계가 힘을 모아 선제적이고 자율적으로 구조개편을 추진한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개별 부실기업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후속 지원도 빈틈없이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산 단지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여수와 울산 등 다른 산단의 프로젝트도 신속히 보완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석화 업계의 이번 결단은 범용 제품 수출 중심의 낡은 구조를 벗어던지고 친환경과 고기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대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기업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정부의 행정 역량을 집중한 대산 프로젝트가 제조업 전반의 활력을 되찾는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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