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심층기획] 죽음의 문턱에서 피어난 세포의 기적… 바이오 인공장기, ‘불멸’의 꿈에 다가서다

기증 기다리다 스러지는 생명 연간 수천 명… 3D 프린팅과 이종 이식이 던진 구원의 밧줄

[심층기획] 죽음의 문턱에서 피어난 세포의 기적… 바이오 인공장기, ‘불멸’의 꿈에 다가서다 - 산업종합저널 부품
조깅을 즐기는 한 여성이 손목에 착용한 스마트워치를 통해 이식된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심장'의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날이 멀지 않았다.(자료사진 = 본지 기획 / AI 생성)

심장이 멈춘 뒤 흐른 5분은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이별의 시간이 된다. 최근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한 환자가 에크모(ECMO)에 의지해 열흘간 사투를 벌였으나 결국 숨을 거둔 사례는, 기증 장기만을 기다리는 의료계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장기 이식만이 유일한 생명줄인 환자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인류는 이제 실리콘과 줄기세포를 버무려 장기를 ‘제조’하는 바이오 인공장기 시대로 진입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의 진격… 내 세포로 만든 맞춤형 심장
바이오 인공장기 기술의 선두 주자는 단연 3D 바이오프린팅이다. 지난해 3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세계를 놀라게 한 성과를 내놓았다. 타인의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해 3D 프린터로 빚어낸 인공 장기를 환자에게 이식해 성공한 것이다. 6개월간의 추적 관찰 결과 생착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면역 거부 반응이라는 고질적 장벽을 허물고 환자 맞춤형 장기 공급이 가능해졌음을 시사해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장기의 복잡한 구조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이 기술은 이제 단순한 연구를 넘어 상용화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돼지의 장기가 사람의 숨이 되다… 이종 이식의 파격적 행보
기증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또 다른 축은 돼지와 같은 동물의 장기를 활용하는 이종 이식 기술이다. 2024년 3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을 거친 미니 무균 돼지의 신장을 60대 환자에게 이식해 성공적 결과를 얻어냈다. 뉴욕대 랑곤 헬스 의료센터의 로버트 몽고메리 소장은 이종 이식을 장기 부족 사태를 끝낼 획기적 돌파구로 규정해 향후 이식 의학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임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동물 장기에 내재된 위험성을 제거하고 인간화하는 기술은 이제 장기 대기자들에게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해 희망의 근거가 돼주고 있다.

@IMG2@
유전자 가위와 스마트 지능의 결합… 지능형 장기의 탄생
크리스퍼(CRISPR-Cas9)로 대표되는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인공 장기의 완성도를 한 차원 높였다. 세포 기능을 개선하거나 거부 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사전에 제거해 이식의 안전성을 극대화해 인공 장기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접목된 ‘스마트 인공장기’ 개념이 도입되며 이식 후 환자 관리 시스템도 진화하고 있다. 체내에 이식된 장기가 자신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를 의료진에게 전송하는 지능형 신경계가 구축돼 환자의 생존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윤리와 안전의 장벽… 기술이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
기술의 질주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이종 이식에 따른 미지의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장기간의 안전성 검증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생명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고가의 제작 비용, 체계적인 공급망 구축 등은 바이오 인공장기가 보편적 복지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바이오 인공장기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기증자의 선의에만 의존하던 기존 이식 체계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비록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으나,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는 머지않은 미래에 장기 기증 대기라는 단어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임을 암시해 전 세계 의료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0 / 1000


많이 본 뉴스

[심층기획] 인간의 형상에 지능을 심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라스트 마일’을 뚫다

인간의 실루엣을 닮은 강철의 존재들이 실험실의 문을 열고 거친 산업 현장의 최전선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상과학의 전유물이었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공지능(AI)이라는 두뇌와 정교한 센서라는 감각 기관을 장착하며 이제 산업 혁신의 실질적인 동력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2026년 현재,

[이슈기획] "기계가 스스로 고장 막는다"… 2025년 덮친 AI 스마트 공장 혁명

2025년 대한민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 생태계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엔진을 장착하고 완전히 새로운 진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불량률을 통제하고 멈춤 없는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궁극의 스마트 공장 시대가 닻을 올렸다. 사물인터넷 융

[이슈 기획] AI가 흔드는 반도체 제조, 누가 살아남을까

AI 시대, 미세공정만으론 버티기 어려운 구도 AI 수요 확대는 반도체 제조의 설계와 생산 방식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공정과 후공정이 비교적 분리된 분업 구조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칩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 전 단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기획] ‘신중 속 선택적 확장’…2026년 기업 투자·경영 전략의 두 얼굴

2026년을 맞이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고환율, 고금리, 글로벌 통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확장’보다는 ‘유지’, ‘보수’보다는 ‘선택적 전진’을 택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산업별·기업규모별로 온도차가

[기획] 한미 FTA 무관세 체제 종료…15% 상호관세, 산업계 ‘직격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달부터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일괄 15% 상호관세를 도입하면서, 2012년 발효 이후 지속돼온 ‘무관세 프리미엄’ 체제는 막을 내렸다.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주력 수출 업종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산업계는 현지화 확대와 외교적 대응을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