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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위기 넘었다"… 멈춰 선 한국 경제, 다시 엑셀 밟았다

여야 4당·정부·기업 '원팀' 선언… 단순 반등 넘어선 '국가 시스템 대개조' 시동

“다시 한번 기업이 뛰겠습니다.”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장에 울려 퍼진 이 다짐은 그간의 침묵과 정체를 끝내고 다시 움직이겠다는 선언이었다.

전시처럼 펼쳐졌던 내란의 혼란기, 금이 간 산업 구조, 움츠러든 투자 심리까지 한국 경제는 지난 몇 해 동안 위기를 무겁게 통과해왔다. 그리고 붉은 말의 해를 맞은 올해, 기업과 정부, 국회는 마침내 다시 뛰기로 마음을 모았다. 그 출발점이 바로 이날, 64회째를 맞은 경제계 신년인사회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넘었다"… 멈춰 선 한국 경제, 다시 엑셀 밟았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회관에서 2026년 경제계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사진은 최태원 상의 회장.

이번 신년인사회는 예년과 확연히 달랐다. ‘성장하는 기업,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5단체장은 물론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한 7개 경제부처 장관, 여야 4당 대표, 주요 기업인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형식적인 연례행사에서 벗어나, 정부와 산업계, 정치권이 명확한 공감대를 형성한 드문 장면이었다. 모두가 ‘다시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고개를 끄덕였다. 팬데믹을 지나 내란을 극복하고도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글로벌 질서 앞에서,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묵직한 공감이었다.

행사는 상징적인 영상으로 시작됐다. ‘다시 한번! 기업이 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산업 전환과 기술 전쟁 속에서 기업이 주도적인 역할로 나서야 함을 상기시켰다.

붉은 말의 해에 적토마처럼 거침없이 달리자는 메시지는 다소 감성적이었지만, 현장에선 오히려 묘한 진정성과 절박함으로 받아들여졌다. 단지 산업계만이 아니라, 정치와 정부 역시 달려야 한다는 자각이 그 메시지에 실렸다.

총리의 발언은 그 흐름을 더 명확히 했다. 김민석 총리는 “산업의 체질을 근본부터 강화하지 않으면 변화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며, “성장의 회복이야말로 지금 정부가 붙잡은 가장 현실적이고 긴급한 국가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회복, 도약, 통합이라는 단어가 함께 언급됐다. 신년 덕담처럼 들릴 수 있는 말들이었지만, 최근 통상 협상에서의 대응과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정부의 기조 전환을 시사하는 무게 있는 발언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넘었다"… 멈춰 선 한국 경제, 다시 엑셀 밟았다 - 산업종합저널 전자

정치권의 참여도 주목할 지점이다. 여야 4당 대표가 모두 행사에 참석한 건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다. 성장에 대해선 어떤 이념도 예외가 없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각 당 대표들의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행사 전후로 전해진 분위기만으로도 정치가 경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은 분명해 보였다. 올해 예정된 주요 입법과제 중 다수가 산업 전환, 노동시장 개편,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경제단체장과 기업인들의 메시지도 간결했지만 명료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AI와 기술의 격변 속에서 한국형 산업질서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고,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은 “사상 최초 수출 7천억 달러 돌파는 위기 속에 이룬 성과”라고 자부했다. K뷰티, 바이오, 소재 산업 등 차세대 분야의 기업 대표들도 속속 목소리를 더했다. 한국 경제는 단순히 ‘회복’을 원하지 않는다. 이젠 ‘질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해의 경제 전망은 숫자와 지표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의지와 행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적토마처럼 달린다는 상징이 허언으로 남지 않으려면, 기업의 도전은 물론이고 정부의 결단과 정치의 책임도 함께 뛰어야 한다. 경제가 무너진 것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였고, 그것을 회복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시스템이, 제도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올해 경제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경쟁은 치열하다. 하지만 이날 신년인사회는 적어도 한국 경제가 멈춰 있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남겼다. 올해 경제계가 진짜로 뛰게 될지, 그리고 그 힘이 누구의 삶까지 닿을 수 있을지, 우리의 기대는 이제 그 현실을 지켜보는 일에 있다. 이 말의 발굽이 어느 방향을 향할 것인지는 이제 시작된 2026년이 증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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