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인류에 의해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약 25% 정도가 해양에 흡수되고 있다.
전 세계 해양과 육상에서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총량은 비슷하다. 그러나 전 세계 해양 내 광합성 생물의 탄소보유량은 육상 광합성 생물의 탄소보유량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해양에서는 광합성 생물이 동물에 먹힌 후 동물 몸속에 저장되거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돼 이산화탄소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해양생태계 내에서 광합성 생물->초식동물->육식동물로 이어지는 먹이망 구조가 중요하다. 특히 어떤 먹이망 구조가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학자들의 오랜 숙제였다.
국내 연구진이 해양생태계의 먹이망 구조를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정해진 교수(서울대학교)팀이 이끌고, 서울대 강희창 박사, 포항공대 이기택 교수, 전남대 김광용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공동연구진이 해양 플랑크톤 군집 내 높은 탄소보유량을 가지는 먹이망 구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해양 플랑크톤은 해양 표층 근방에 서식하는 작은 생물들. 해양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물플랑크톤, 이들을 잡아먹는 단세포성 원생동물플랑크톤, 원생동물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어패류의 먹이가 되는 후생동물플랑크톤, 유기물을 분해하는 박테리아성 플랑크톤으로 구성돼있다.(탄소보유량=생물의 유기탄소 보유량)
탄소중립은 탄소의 발생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없다면 흡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 내 이산화탄소의 25%를 흡수하는 해양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 해양 광합성 생물의 탄소 보유량이 육상 광합성 생물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해양생태계 먹이망의 근간이 되는 해양플랑크톤 군집 내의 먹이망 구조에 주목, 전 세계 해양에서 채집·분석된 자료를 이용해 어떤 먹이망 구조가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지를 밝혀냈다.
총 6천954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식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피라미드 구조가 57%로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는 단세포 원생동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다이아몬드 구조가 31%로 두 번째로 많았고, 다세포 후생동물플랑크톤의 탄소량이 가장 높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13%로 가장 적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먹이망 구조가 피라미드인 경우에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정해진 교수는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 먹이망 구조가 식물플랑크톤>원생동물플랑크톤>후생동물플랑크톤의 피라미드 구조로 밝혀졌으므로 식물플랑크톤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무해성 식물플랑크톤의 양을 늘리고 이를 잘 포식하는 원생동물플랑크톤의 양도 늘리는 방법을 찾는다면 해양생태계 내 탄소보유량을 늘리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강희창 박사는 “어떤 먹이망 구조가 가장 많은 탄소를 보유하는지를 세계 최초로 밝힘으로써 앞으로 해양에 흡수되는 탄소량과 해양 생물 내 탄소보유량을 늘리는데 핵심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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