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이하 AI)이다. 제조업에서는 이미 AI를 공정 최적화에 활용하고 있으며, AI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는 법률, 건강관리, 코스메틱 등 분야를 막론하고 등장하고 있다. 또한, ‘코파일럿’ 등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AI가 산업계에 가져올 변화는 필연적으로 직업세계의 변화를 부른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1일 “AI로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은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걸까.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AI는 새로운 일과 직업의 생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보고서는 AI가 직업 자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일의 속성이 변화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과 직업이 창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직업세계의 변화는 확실하다. 하지만, 사람이 그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인간노동과 인공지능의 공존 차원에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관련 보고서들과 서영주 포항공과대학교 인공지능연구원 원장, 김현용 충북대학교 산업인공지능연구센터 초빙교수,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교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봤다.
먼저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앞으로의 모습은 어떨지 다뤘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이 만든 산업계 변화
‘AI’는 좁은 의미에서 ‘머신러닝’만을 뜻하지만, 넓게는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명칭으로 언급된다. 때로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 다른 기술들을 포괄하기도 한다.
서영주 포항공과대학교 인공지능연구원 원장은 지난달 25일 ‘챗GPT가 촉발한 AI 시대, 기업과 개인의 대응 방법은’ 세미나에서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산업 간 경계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제조 기업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하고, 소프트웨어 기업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진출하며 전통적인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것이다. IT기술을 가진 기업은 기존 산업에 빠르게 진출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지만 세계 최대 리테일 기업이고, 에어비앤비, 우버, 넷플릭스 등은 플랫폼 하나로 업계 최강자가 됐다.
서영주 원장은 “기업의 덩치나 빠르기와 상관없이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모든 분야에 침투하는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기술을 공정이나 비즈니스에 바로 적용해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판도 바꾸는 생성형 AI, 개인도 활용 지식 갖춰야
개인도 기업과 마찬가지다. 서 원장은 “지식의 물결 속에 가만히 서있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이 개인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주 원장은 생성형 AI가 판도를 바꿨다고 했다. 개인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간단히 콘텐츠를 만드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생성형 AI만으로 제작한 패러디 영상을 예시로 이를 뒷받침했다. ‘챗GPT’로 영상 개요를 작성하고,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생성한다. ‘일레븐 랩스’로 오디오를 입히고, ‘D-ID’로 입술 움직임을 맞추면 그럴듯한 영상 하나가 완성된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최대 약점 저작권‧표절 논란…‘재현 데이터’로 해결
‘생성형 AI의 문제점’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저작권과 표절 문제도 머지않아 해결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의 연료는 어마어마한 데이터다. 실제 데이터를 모으고 사용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데이터 품질이 낮거나 편향될 가능성도 있다. 또 개인정보 보호나 저작권 측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해결하는 기술이 ‘재현 데이터(Synthetic Data)'다. 실제 데이터의 통계적 특성을 파악해 가상 모델을 만들고, 이를 컴퓨터 알고리즘이나 시뮬레이션으로 재가공해 인공적인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서영주 원장은 “2030년에 이르면 AI에 대부분 재현 데이터를 사용할 전망”이라면서, “표절이나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로운 데이터로 AI 기술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활용 분야도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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