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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협력②]韓 산학연 간 신뢰도 중요

독일과 일본 사례를 중심으로 본 한국 방향성

[산-학연 협력②]韓 산학연 간 신뢰도 중요 - 산업종합저널 동향

내년부터 진행하는 시범사업 산학연플랫폼 협력기술개발사업(이하 산학연 협력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본지 29일자 보도([산-학연 협력①]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성장 기대)에 이어, 한국의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의 현황을 진단하고 세계 각국의 사례들을 통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얘기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한 ‘산학연 플랫폼 협력기술개발사업’ 2020년도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학연 협력사업은 ▲미흡한 협력 거버넌스 ▲과학기술 기반 문제 해결 중요성 미흡 ▲투입된 예산안 만큼의 산출 파급효과 미흡 ▲지역 특성 고려 미흡 등 여러 측면에 있어서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전지은 부연구위원은 “정책적, 과학적, 경제적 타당성의 세 가지 기준으로 조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하며 “플랫폼 기술개발 사업 자체는 경제적 타당성이라든지 과학기술적 타당성에 의해 미흡으로 판단돼 선정되지 않았다”고 조사 결과를 진단했다.


독일, 전담기관 및 견고한 네트워크 핵심
서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보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이 독일이 활용하고 있는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참고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한 독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국과 독일의 산업구조가 유사하다”면서도 “한국과 독일의 기업 구조는 차이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독일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제조업 비중이 전체 산업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지만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 중 99%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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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간 제조업 비중 변화(출처=Fraunhofer IAO 2013)

독일에서도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강소기업인 히든챔피언 육성을 목표로 한다. 히든챔피언은 독일 교수인 헤르만 시몬헤르만 시몬(Hermann Simon)이 사용한 용어로 ▲시장점유율 1-3위, 소속 대륙 내 1위 ▲매출액 40억 달러 이하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다.

유럽 최대 과학연구소인 프라운호퍼(Fraunhofer)연구소 등 연구기관의 기술을 기업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인 ZIM(Zentrales Innovations programm Mittelstand)을 통해 기술혁신강화역량을 높이기 위한 창업을 지원한다.

특히 독일은 EuroNorm, AIF(산업연구협회연합회, Arbeitsgemeinschaft industrieller Forschungsvereinigungen)와 같은 전담기관을 통해 사업을 진행한다. 또한 최소 6개 이상의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및 협회가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형태로 참여해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 또한 특징적인 부분이다.


일본, 개방형 혁신으로 벤처기업 육성
미국과 중국에 이어 높은 제조업 경쟁력을 가진 일본 역시도 효과적인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였다. 대학을 중심으로 개방형 혁신기구를 창설해 기술개발에서 사업 확대까지 전과정에서 협력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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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방형 혁신기구 산학협력 모델(출처=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간한 ‘일본의 개방형 혁신전략: 산학협력 중심으로’에 따르면 일본은 2010년대 이전의 채택했던 소규모적 공동연구나 대학연구기관의 기술이전 방식에서 여러 기관과 기업이 모여 다각적인 개방형 협력 체계로 변화했다.

또한, 대학 조직과 기업 조직의 대규모 협력을 통해 연구성과를 시장가치로 전환하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으며 벤처창업 증가라는 결과적 창출을 이뤘다. 대학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사회경제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가진다는 것이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일본 대학의 자금 조달 문제 방편으로 개방형 혁신을 모색했다. 공동으로 노력해 성공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일본 내에서도 해결해야 할 허들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보안과의 관련성을 언급한 정성춘 부원장은 “기술유출과 관련된 문제들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개방형 혁신전략에 의구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있을 수 있다”며 “내부 협력기관들 간의 신뢰가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산학연 협력 프로그램이 산-학과 산-연의 단순한 구조가 아닌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측면에서의 협력이 요구된다는것을 짐작할 수 있으면서도 산업 트렌드에 맞는 보다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박윤서 기자
yspark@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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