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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단’ 지우고 ‘로봇’ 입는다… 안산시, 도시의 DNA를 다시 쓰다

“기계가 사람 대체? 안산의 로봇은 사람을 돕는다”… ‘인간 중심’ 기술 철학 천명

‘회색 공업도시’라는 낡은 외투를 벗고, ‘첨단 로봇’이라는 새 심장을 이식한다. 안산시가 시 승격 40주년을 맞아 던진 화두는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시의 골격부터 핏줄까지 모두 바꾸는 전면적인 ‘재건축’ 선언이었다.

[기획] ‘공단’ 지우고 ‘로봇’ 입는다… 안산시, 도시의 DNA를 다시 쓰다 - 산업종합저널 로봇

이민근 안산시장은 21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첨단로봇·AI 도시’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발표된 안산의 미래 100년 전략은 산업 구조의 재편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개의 축을 맞물려 돌아가게 하는 거대한 톱니바퀴였다.

■ ‘녹슨 굴뚝’ 자리에 들어서는 ‘AI 실증단지’
안산의 심장부인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는 대수술에 들어간다. 시는 이곳을 인공지능(AI) 기반의 ‘AX(AI Transformation) 실증단지’로 전환해 제조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여기에 50만 평 규모의 안산사이언스밸리(ASV)를 경기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아 개발을 본격화하고,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를 중심으로 첨단 의료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목표는 명확하다. 더 이상 ‘싸고 낡은 공단’으로 남지 않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 프로젝트들을 통해 약 8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3만여 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의 메카였던 안산이 고부가가치 기술 도시로 진화하는 것이다.

■ “로봇은 인간의 경쟁자가 아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술을 바라보는 안산시의 철학이었다. 통상적으로 ‘자동화’가 노동의 종말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과 달리, 이 시장은 로봇과 AI를 “인간의 역량을 확장하는 도구”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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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안산이 추구하는 로봇 도시는 기계가 사람을 몰아내는 곳이 아니라, 로봇 덕분에 사람이 더 안전하고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기술과 인간의 대립이 아닌 ‘협력’을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삼겠다는 실험이자, 과감한 선언이다.

■ 철길 묻고 복지 채운다… ‘삶의 공간’ 재설계
산업이 도시의 ‘엔진’이라면, 주거와 복지는 ‘차체’다. 시는 산업 전략과 발맞춰 도시의 생활 기반도 촘촘히 뜯어고친다.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복지에 투입해 생애주기별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청년 창업펀드와 주거 안정 정책을 통해 미래 세대를 붙잡는다.

특히 안산선을 지하화해 단절됐던 도시 공간을 하나로 잇고, 그 위에 수소 도시 인프라와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얹는 구상은 산업과 주거, 일과 휴식의 경계를 허무는 ‘직주락(職住樂)’ 일체형 도시 전략을 보여준다.

■ ‘선언’을 넘어 ‘설계’로… 안산의 실험이 시작됐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후화된 산단, 청년 인구 유출, 정주 여건 개선 등 넘어야 할 파고는 높다. 하지만 안산시는 이 난제들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지금 안산이 보여주는 행보는 지방 소멸 위기 앞에 놓인 한국의 모든 도시들에게 유의미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예산을 뿌려 구색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설계의 힘’을 믿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산에 산다는 것이 자부심이 되게 하겠다.” 이민근 시장의 이 말이 정치적 수사(Rhetoric)에 그칠지, 아니면 100년 후 안산의 역사가 될지는 이제부터 시작될 실행에 달려 있다. 공단 도시 안산의 거대한 실험은 이미 시작됐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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