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전환의 해법을 모색하는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World Climate Industry Expo, WCE)’가 27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막을 올렸다. 행사는 29일까지 사흘간 열리며, 기상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공동 주최한다.
개막식에는 32개국 정부 대표와 24개국 주한 대사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마누엘라 페로 세계은행 부총재 등 국제기구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엔비디아·아마존웹서비스 같은 글로벌 ICT 기업과 RWE·지멘스·슈나이더일렉트릭·블룸에너지 등 청정에너지 기업, 삼성전자·현대차·SK이노베이션·한화큐셀·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대표 기업까지 참여해 개막식 현장은 1천여 명 이상 참관객으로 붐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개회사에서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전력망 확충,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며 “AI와 에너지가 이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 세계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 로봇과 부유식 풍력…첨단 Climate Tech 집결
전시관에는 56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최신 기후기술(Climate Tech)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로봇 팔이 충전구를 인식해 삽입·탈거까지 수행하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을 전시했다. 충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이 기술은 향후 자율주행차 주차·충전 시스템으로까지 확장될 전망이다.
에퀴노르는 터빈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부유식 풍력발전기’를 소개했다. 해상 깊은 곳에서도 설치 가능해 강풍을 활용할 수 있으며, 주민 반발과 환경 훼손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에퀴노르는 AI를 활용해 풍속·풍향·파고 데이터를 분석, 발전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반 홈케어와 공조 시스템, SK E&S는 데이터센터용 통합 에너지 솔루션,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두산은 풍력·수소·원자력 등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전시했다. LS일렉트릭은 육·해상 융합형 스마트그리드, 한화큐셀은 차세대 태양광 모듈을 내세웠다.

세계은행(The World Bank)의 마누엘라 페로(Manuela V. Ferro) 부총재
에너지고속도로관, 차세대 전력망 집중 공개
올해 처음 마련된 ‘에너지고속도로관’에는 효성중공업·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자재 3사가 참여했다. 서해안 HVDC, 마이크로그리드, ESS, 초고압 변압기 등 차세대 전력망 솔루션을 선보이며 향후 국가 전력 인프라 확충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SK이노베이션 등은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제로에너지 빌딩, 전기차 충전 로봇, 스마트홈 등 소비단 에너지 혁신 모델을 전시하며 AI와 에너지 융합의 미래상을 구현했다.
글로벌 에너지 라운드테이블…“AI 시대 에너지 해법은 결국 AI”
행사 첫날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에너지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AI & Energy’를 주제로 국제기구와 글로벌 기업, 각국 정부 대표들이 모여 AI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와 정책 대응을 논의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AI와 에너지의 시너지를 위해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2035년 청정에너지 제조 시장은 2조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ESS·전력기계 분야에서 글로벌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셸 패트론 마이크로소프트 지속가능성정책총괄은 “AI 확산에 맞춰 기업이 요구하는 무탄소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전력망 투자가 필수”라며 “PPA와 재생에너지 인증제도가 조화롭게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티 비롤(Fatih Birol) IEA 사무총장
컨퍼런스·부대행사…채용부터 수출상담까지
박람회 기간 동안 12개의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한-IEA 공동포럼에서는 MS·NVIDIA·AWS·슈나이더일렉트릭 등이 AI 기반 전력수요와 에너지 시스템 혁신을 논의했고, 한-세계은행 글로벌포럼에서는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전환 전략이 다뤄졌다. 이어 28일에는 한국에너지공단-ADB 청정에너지 대화, 주한EU대표부 세미나 등이 예정돼 있다.
청년층을 위한 채용설명회에는 48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며, 세계은행과 GGGI도 설명기관으로 나섰다. 산업부·코트라는 해외 바이어 60여 개사와 국내 기업 100여 개사를 연결하는 수출상담회를 마련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개막 당일 밤에는 광안리에서 드론쇼가 열렸고, AI 로봇·체험형 전시·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행사 운영은 전자 브로셔·QR코드 활용과 산림탄소흡수권 구매로 탄소중립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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