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현장의 가스 누출 사고를 줄이기 위한 신속 탐지·차단 기술이 실제 생산설비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독성 및 인화성 가스를 다루는 고위험 공정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이 기술은, 기존 감지기보다 수십 배 빠르게 누출을 인지하고 자동으로 실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초음파 기반의 ‘신속 누출 탐지 및 차단 기술’을 SK실트론의 가스공급설비에 시범 설치한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초음파 센서를 통해 누출 가스를 0.5초 내에 인지하고,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으로, 실내 유입 전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은 독성·인화성 물질을 고압 상태로 사용하는 만큼, 누출 발생 시 근로자 피해와 2차 사고 우려가 높다. 특히 공정에서 사용되는 가스공급설비(캐비닛)는 누출 시 즉각적인 포집과 중화처리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전기화학식 감지기는 흡입관 길이에 따라 감지 속도가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화학물질안전원은 2023년부터 자체 연구를 통해 누출 감지 지연의 문제를 파악하고, 초음파 기반 탐지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2024년 국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올해 6월 에스엠인스트루먼트㈜와 협력해 시제품 제작을 마쳤다.
이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은 가스의 종류와 관계없이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피해 영향 범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예컨대 염화수소(HCl)를 다루는 공급설비 기준으로, 기존 시스템의 영향 범위는 517m였던 데 비해, 초음파 기반 시스템 적용 시 264m로 축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이번 SK실트론 적용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기술을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해당 기술이 국제 반도체 장비 표준(SEMI) 인증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검증기관과의 협의를 병행할 방침이다.
박봉균 화학물질안전원장은 “현장 위험성 평가 과정에서 파악된 감지 지연 문제를 기술 개발로 해결하고 시제품까지 연결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안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