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ESG 성적, 환경 개선 중심 뚜렷한 상승세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이 최근 2년간 뚜렷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항목을 중심으로 환경(E) 분야의 점수가 크게 오르며 전체 ESG 평가에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소·중견기업 2천131개 사의 ESG 평가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평가에 따르면, 기업들의 ESG 평균 점수는 2년 전 '취약'(2.0~2.2점) 수준에서 올해는 '양호'(4.6~4.8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등급별로 보면, '취약'(0~2.99점) 등급 비중은 2022년 45.7%에서 올해 32.4%로 13.3%포인트 줄었다. 반면, '양호'(3.0~6.99점) 기업은 50.8%에서 58.1%로 7.3%포인트 증가했고, '우수'(7.0~10점) 등급 기업도 3.5%에서 9.5%로 6.0%포인트 상승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대기오염물질' 항목의 평균 점수가 2022년 1.13점에서 올해 6.48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온실가스' 항목도 같은 기간 0.7점에서 4.15점으로 상승했다. 상의는 각 지자체가 감축 시설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오염물질 감축 협약 등을 추진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사회(S) 분야에서는 '근로환경' 항목이 2년 새 1.97점에서 5.7점으로 3.74점 상승했다. 워라밸에 대한 인식 확대와 기업 대응 강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정보보호' 항목은 해킹 수법의 고도화와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점수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정보공시'와 '감사' 항목이 각각 1.71점씩 상승했다. ESG 공시에 대한 관심 확대와 회계 중심에서 위험관리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이 이동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2023년부터 전국 26개 권역에 공급망 ESG지원센터를 설립하고, 50개 지역을 순회하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컨설팅과 현장 교육을 실시해왔다. 정부와 지자체의 ESG 정책 또한 기업들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실질적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최근 ESG 규제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은 여전히 환경과 인권 이슈에 직면해 있다"며 "상의는 DPP(디지털제품여권) 탄소데이터 관리체계 구축과 전국 상공회의소와 연계한 ESG 대응 설명회 등을 통해 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