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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이민자 유입의 역설... "일자리 잠식 아닌 물가 하락과 구매력 상승 견인"

이민자 10% 증가 시 서비스 물가 0.6% 하락 효과

한국 사회가 다문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이민자가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불안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이민자 유입이 물가를 낮추고 내국인의 구매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39개 주요 도시를 분석한 결과, 이민자 비중이 10%포인트 증가할 때 지역 내 서비스 중심 물가는 평균 0.6%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중요한 대목은 물가가 하락하는 동안 내국인의 임금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슈기획] 이민자 유입의 역설... "일자리 잠식 아닌 물가 하락과 구매력 상승 견인" - 산업종합저널 동향

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 아닌 복합적인 구조 변화에 기인한다. 연구원은 물가 하락의 경로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우선 노동 공급 측면에서 저숙련 이민자들이 공공서비스나 외식업 등에 유입되며 생산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른바 인력 충원형 디플레이션이다.

수요 구성의 변화도 주효했다. 이민자 가구는 내국인과 소비 성향이 달라 사교육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지역 내 학원 수가 조절되고 교육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식료품 등 교역재는 수요 증가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나, 서비스 물가의 하락 폭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적인 물가 안정세를 이끌었다.

특히 주택 임차료와 교육비의 동반 하락이 주목된다. 이민자 유입 증가는 사교육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교육 환경에 민감한 주택 수요를 일부 상쇄해 전셋값이나 월세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분석에서 확인된 또 하나의 사실은 이민자 유입이 내국인의 임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민자와 내국인 노동자가 시장에서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임을 시사한다. 임금은 유지된 채 물가가 하락하면서 중졸 이하 가구는 최대 4.09%, 고졸 가구는 최대 3.96%의 실질 구매력 상승을 경험했다. 생계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일수록 체감 효과가 뚜렷했다.

연구원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책의 전환을 제언했다. 물가 안정 효과를 확장하기 위해 유학생을 단순한 학업 체류자가 아닌 지역 노동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졸업 후 지역 일자리와 연결되는 연계형 체류 트랙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됐다.

아울러 이민자 밀집 지역에서 교육 서비스 수요 감소로 인한 교육 환경 저하를 막기 위해 공공 부문의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단순히 비용이 줄어드는 현상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이민자 2세대의 적응과 교육 기회 불균형 해소까지 내다보는 구조적 접근이 요구된다.

결국 이민자 유입은 단순한 찬반의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의 물가와 소비 구조를 재편하는 변수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은 막연한 불안감 대신 데이터에 기반한 실질 구매력 변화와 구조적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함을 보여준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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