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성 짐'으로만 여겨졌던 산업 폐수에서 구리를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재우 박사 연구팀이 복잡한 조성의 산업폐수에서 구리 이온을 캡슐 내부에 모아 결정으로 '재배'하는 신개념 흡착제를 개발했다. 이는 기존 소재 대비 2배 향상된 회수 용량을 달성하며, 불안정한 구리 공급망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전자·에너지 산업의 핵심 금속인 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한정된 매장량과 불안정한 공급망으로 회수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간단한 공정의 흡착 기반 기술이 주목받았으나, 낮은 용량 및 선택성 등의 근본적 한계가 존재해왔다.

3D 고밀도 아민 밀리캡슐(DMC)의 내부 기공구조의 곡률에 따른 제어된 결정형성 메커니즘
연구진은 표면에서만 금속이 붙는 기존 흡착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구리 이온이 캡슐 내부로 들어와 머무르고 자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구리 이온이 2차원 표면에서 3차원 결정으로 자라나는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 과정을 구현하는 '3D 고밀도 아민 밀리캡슐(DMC)'을 설계했다.
쌀알 크기의 캡슐 내부에 3차원 방사형 구조를 다층적으로 배치해, 구리 이온이 빠르게 흡착된 뒤 캡슐 안에서 구리 결정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이 캡슐은 기존 소재 성능 대비 약 2배 향상된 흡착용량 1,602.3mg/g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내구성 또한 확보했다. 캡슐은 7회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 저하가 6.4% 이내에 그쳤고, 50일 연속 운전에서도 구조적 및 기능성 안정성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또한 다양한 금속이 공존하는 복잡한 산업폐수 환경에서도 구리에 대한 월등한 회수 선택성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도금·금속가공 산업폐수와 전자폐기물(e-waste) 등에서 구리만을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어, 폭증하는 구리 수요 속에서 안정적인 국내 자원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우 박사는 “캡슐 내부에서 성장한 순도 높은 구리 결정은 촉매·전극 등 고부가가치 소재로 재활용될 수 있어, 단순한 오염 제거를 넘어 폐수를 자원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순환 시스템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정영균 박사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복합 폐수를 대상으로 적용성 테스트를 진행해 소재 성능을 더욱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