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감처럼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내는 '근육옷감'을 자동으로 대량 생산하는 길이 열렸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원장 류석현)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 코일실을 직조해 근육옷감을 연속 생산하는 자동직조장비를 개발,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의 문턱을 낮췄다.

한국기계연구원 첨단로봇연구센터 박철훈 책임연구원(우측 첫번째) 연구팀
기계연 AI로봇연구소 첨단로봇연구센터 박철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이 장비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 머리카락 1/4 굵기)의 형상기억합금 와이어를 코일 형태로 가공한 실을 사용한다. 이 실로 짠 근육옷감은 10g의 무게로 10~15㎏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구동기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 형상기억합금 코일실은 금속 심선(중심 실)을 사용해 실이 늘어나는 비율(연신율)이 낮아 자동 직조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금속 대신 천연사를 심선으로 사용하고, 근육옷감 구조와 제작 공정, 직조기 구조를 모두 개선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 근육옷감의 연속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
근육옷감의 가장 큰 장점은 가볍고 유연하다는 것이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은 무겁고 소음이 큰 모터나 공압 구동기를 사용해 팔꿈치·어깨·허리 등 여러 관절을 동시에 보조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근육옷감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팔꿈치·어깨·허리 3관절을 동시에 보조하면서도 무게가 2kg 미만인 경량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착용자의 근육 사용량을 40% 이상 줄여준다.

기계연 홍유진 학생연구원이 경량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또한 근육 약화 환자를 위한 840g 무게의 초경량 어깨 보조 로봇도 구현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듀센 근이영양증 등 근육 약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로봇을 착용한 환자의 어깨 움직임 범위가 57%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는 환자의 운동 능력 회복과 독립적인 일상생활 지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근육옷감 대량생산 기술 개발로 의료, 물류, 건설 등 다양한 현장에서 국민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까지 축적해 온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하루빨리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안정적이고 균일한 품질의 근육옷감 생산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를 위한 핵심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는 재활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TNSRE' 10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