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윤철 박사(오른쪽)팀이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통해 전고체전지용 고체전해질을 더 빠르고, 품질 좋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의 하윤철 박사팀이 전고체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더 빠르고 품질 좋게 제조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개발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화재와 폭발 위험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전지다. 하지만 고체전해질은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아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 박사팀은 2021년 고가의 황화리튬 없이 원료들을 한 번에 넣어 제조하는 공침법을 제안해 주목받은 바 있다. 기존 대비 원료비를 절감하고, 고에너지 밀링이나 증발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으며 ㈜대주전자재료에 기술 이전됐다.
이후 KERI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주전자재료 등과 함께 후속 연구를 진행해 공침법의 용해 및 공침 메커니즘을 정밀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체전해질 생산 시간을 기존 14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줄이고, 품질을 개선하는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완성했다.

업그레이드형 공침법을 개발한 KERI 하윤철 박사(왼쪽) 및 KAIST 변혜령 교수
공침법은 원료를 용액에 녹이고 이를 침전시킨 후 필터로 걸러내는 공정이다. 연구진은 리튬과 황, 촉매를 적정 비율로 혼합해 리튬폴리설파이드와 황화리튬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하고, 이를 다양한 고체전해질 합성 공정에 적용해 균질한 용해·공침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변혜령 교수팀은 리튬의 용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산물을 분석했으며, KAIST 백무현 교수팀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서종철 교수팀은 양자 계산과 음이온 질량 분석을 통해 분자 구조를 규명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이를 연속 공정에 접목해 고체전해질 양산화에 적용했다.

리튬과 황, 촉매, 오황화인 및 염화리튬 원료를 적정 비율로 혼합해 리튬의 순차적인 용해 정도에 따라 중간산물들이 연속적으로 형성되고 공침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최적화된 공침법으로 제조된 고체전해질은 이온전도도가 5.7mS/cm로, 액체전해질의 실제 전도도(3~4mS/cm)를 초과했다. 이 고체전해질을 700mAh 용량의 전고체전지 파우치셀에 적용한 결과, 에너지 밀도는 상용 리튬이온전지(270Wh/kg)보다 높은 352Wh/kg를 달성했다. 또한, 1,000회 충·방전 후에도 80% 이상의 용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명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JCR Impact Factor 18.9로 에너지 분야 상위 4.2%에 속한다. 연구진은 고체전해질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코팅막 제조에도 활용 가능성을 확인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KERI 하윤철 박사는 “공침법의 메커니즘을 상세히 분석해 제조 공정을 최적화한 데 의의가 있다”며, “전고체전지의 대량생산을 저렴한 비용으로 실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