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성, “인프라부터 갖춰야”

물리적 재활용 확대, 생분해 플라스틱 분리배출 기준 필요성 제기

플라스틱은 가공이 쉬우면서도 가볍고 저렴해 주요 산업재로 활용된다. 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반드시 퇴출하거나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환경폐기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전 세계 산업계 최대 이슈는 ‘지속가능성’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과 더불어,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 경제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도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8일 폐막한 ‘국제플라스틱·고무산업전 2023(KOPLAS 2023)'에서 플라스틱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플라스틱 업계의 대응을 살펴봤다.

활성화되지 않은 물리적 재활용 비중 높여야

국내에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주로 두 가지다. 폐플라스틱 자체를 원료로 재사용하는 물리적 재활용, 소각해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연료화다.

물리적 재활용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파쇄기·분쇄기·선별기 등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를 전시한 ㈜린드너코리아 부스에서 알아봤다.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성, “인프라부터 갖춰야” - 산업종합저널 전시회
파쇄 과정을 거친 플라스틱 폐기물(아래), 플레이크 상태의 플라스틱(위)

업체 관계자는 “생활계·산업계 폐기물이 들어오면 우선 폐플라스틱과 합성소재를 선별하고, 파쇄·세척·분쇄·건조 과정을 거쳐 플레이크 상태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플레이크를 압출기에 넣어 얇은 가닥으로 뽑고, 쌀알 형태로 자르면 재생플라스틱의 원료가 된다.

플라스틱은 재활용만 제대로 된다면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PP(폴리프로필렌), PE(폴리에틸렌), PET(폴리에스테르), PVC(폴리염화비닐) 등 종류가 다양하고, 동일한 소재라도 제품의 재질과 용도에 따라 다루는 기술과 공정이 달라 재활용이 쉽지 않다. 또한, 새 플라스틱 제품의 가격이 낮다보니 재활용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플라스틱 업체 관계자 A씨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소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 원료로 재활용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물리적 재활용을 활성화해 플라스틱 산업의 순환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환경 위한 플라스틱 업계의 노력…생분해 플라스틱 사용, 왕겨·커피박 등 폐자원 활용도

㈜일광폴리머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수축필름, 왕겨·커피박 등 버려지는 자원을 섞은 플라스틱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가능성, “인프라부터 갖춰야” - 산업종합저널 전시회
왕겨 플라스틱 시제품(아래), 생분해 플라스틱 시제품(위)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정 온도와 습도가 갖춰지면 미생물에 의해 퇴비로 돌아간다. 흔히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PLA(Poly Lactic Acid)등의 식물성 플라스틱만을 떠올리지만, 석유 기반 플라스틱도 생분해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석유계 플라스틱의 분자사슬 결합을 미생물이 침투하기 쉬운 구조로 조정하면 ‘생분해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은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다. 관계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30%정도 섞어 제품 포장에 주로 사용하는 수축필름을 만든다”고 말했다.

커피박·왕겨 등 버려지는 자원을 수거해 제품에 활용한 시제품도 선보였다. 관계자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100% 사용하는 것보다 탄소 절감 효과가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 가능성, 회수·재활용 인프라 및 퇴비화 시설 갖춰야

플라스틱 업체 관계자 B씨는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늘었지만, 석유계 플라스틱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원하는 물성을 갖추기도 쉽지 않아 제한적으로 사용된다”고 한계점을 설명했다.

또한,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플라스틱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를 사용해야 할지, 분해가 잘 되는 소재를 사용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정준 그린플라스틱 연합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산업은 ‘탈석유화’를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선별 및 회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준 사무총장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인 PLA는 타 소재보다 물성을 갖추기 쉽고, 물리적·화학적 재활용이 용이해 회수만 잘 이루어지면 환경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플라스틱연합 소속 기업은 자발적으로 PLA를 회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재활용 업체는 PLA를 구분할 수 없어 제한적 지역에서 시범 사업으로 운영 중이다. 황 사무총장은 “구별법을 홍보하거나 별도의 마크를 부착하는 등 효율적인 회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준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생산·회수·재활용 업체의 순환 밸류 체인을 구축해 재활용을 활성화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경우 선별 및 퇴비화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0 / 1000


많이 본 뉴스

[심층기획] 인간의 형상에 지능을 심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라스트 마일’을 뚫다

인간의 실루엣을 닮은 강철의 존재들이 실험실의 문을 열고 거친 산업 현장의 최전선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상과학의 전유물이었던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공지능(AI)이라는 두뇌와 정교한 센서라는 감각 기관을 장착하며 이제 산업 혁신의 실질적인 동력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2026년 현재,

[이슈기획] "기계가 스스로 고장 막는다"… 2025년 덮친 AI 스마트 공장 혁명

2025년 대한민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조 생태계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엔진을 장착하고 완전히 새로운 진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불량률을 통제하고 멈춤 없는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궁극의 스마트 공장 시대가 닻을 올렸다. 사물인터넷 융

[이슈 기획] AI가 흔드는 반도체 제조, 누가 살아남을까

AI 시대, 미세공정만으론 버티기 어려운 구도 AI 수요 확대는 반도체 제조의 설계와 생산 방식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공정과 후공정이 비교적 분리된 분업 구조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칩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 전 단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기획] ‘신중 속 선택적 확장’…2026년 기업 투자·경영 전략의 두 얼굴

2026년을 맞이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고환율, 고금리, 글로벌 통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확장’보다는 ‘유지’, ‘보수’보다는 ‘선택적 전진’을 택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산업별·기업규모별로 온도차가

[기획] 한미 FTA 무관세 체제 종료…15% 상호관세, 산업계 ‘직격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달부터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일괄 15% 상호관세를 도입하면서, 2012년 발효 이후 지속돼온 ‘무관세 프리미엄’ 체제는 막을 내렸다.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주력 수출 업종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산업계는 현지화 확대와 외교적 대응을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