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 저하, 잠재성장률 하락

탄소중립 관련 혁신기술 투자 정부지원 확대 요청

노동생산성 저하, 잠재성장률 하락 - 산업종합저널 동향

국내 노동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잠재 성장률 또한 1%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0일 ‘성장잠재력 저하 원인과 제고 방안’ 보고서를 통해 '학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고령화 진행 속도 역시 OECD국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여기에 금융위기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 급락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 국내경제의 잠재성장률을 추정한 결과, 2000년대(2000~2009년) 4.7%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은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등 거치며 올해 2%까지 낮아졌다. 잠재성장률 하락(-2.7%p) 원인을 살펴보면 노동투입 요인이 –0.6%p, 노동생산성 요인이 –2.1%p 각각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향후 잠재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선 현재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와 노동생산성 부진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약 10년 후인 203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1.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산율 증가 ▲여성 경제활동참가 확대 ▲퇴직인력 활용도 제고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제시하며 각각의 10년 후 잠재성장률 증대 효과를 예측했다.

우선, 역대 최저인 출산율을 OECD평균(1.68명) 수준으로 높여갈 경우 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 SGI는 출산율 제고가 노동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가장 본질적인 대책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성장 제고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보고서는 내년부터 출산율이 반등하더라도 이들이 생산가능인구에 편입되는 시점(약 15년 후)이 돼야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육아·출산 이후 경력단절로 유럽 선진국 보다 낮은 국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52.8%인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OECD에 속한 유럽 국가(55.3%) 만큼 높일 경우를 가정했다. 그 결과 잠재성장률은 0.25%p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퇴직인력 활용도를 높여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를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55~69세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시기가 2030년까지 5년 늦춰질 경우 잠재성장률을 0.18%p 끌어올릴 것으로 보았다. 다만 SGI는 고령층 노동이 청년층과 경합관계에 있거나 노동생산성 유지 없이 경제활동만 늘어난다면 성장률 제고 효과는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핵심요소로 노동생산성 제고를 꼽으며 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4%까지 낮아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과거 수준(‘11~15년, 연평균 1.9%)으로 높일 경우 잠재성장률은 기존 예측보다 0.43%p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GI는 최근 주요 정당에 전달된 ‘20대 대선 제언집’을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4대 방안 각각의 실행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출산율 제고를 위해 저출산 관련 사업의 효율적 집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저출산 관련 예산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출산율은 오히려 하락하며 정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현행 저출산 정책들의 비용과 출산율 제고 효과를 엄밀히 따져 정책효과가 큰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양육가구에 직접 도움이 되는 현금지원 정책은 과감하게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일본·프랑스·독일의 아동수당은 우리나라보다 지원대상 연령기준이 높다”며 “아동수당 지원(現 만 7세 미만 월 10만원 지급)을 확대하거나 부양자녀 수가 증가할수록 아동수당 금액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출산·육아로 나타나는 여성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일-출산이 양립 가능한 근무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GI는 현재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 육아휴직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공백 발생 시 퇴직 전문인력 또는 청년인턴 등을 활용한 대체인력 매칭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형태 유연화 및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조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재택근무 도입을 경험하며 다양한 근무형태 운영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향후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등 유연근로제 활용도를 높이고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직장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령층에 대해서는 생산활동 기간이 늘어남과 동시에 생산성 유지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향후 새롭게 편입되는 60대 인력은 이전 세대와 달리 고숙련·고학력자 비중이 높다”며 “이들의 학습 능력과 축적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지원하고, 고령자 모두에게 교육과 훈련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되 자기개발 의지가 높은 사람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하는 방안 중 하나로 기업의 사업재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최근 국내 주력산업은 코로나19 영향에 더해 디지털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핵심사업 집약화, 신규사업 인수 등 사업재편에 나서 선제적 체질 개선 및 혁신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성장동력분야의 투자 인센티브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해서는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예전 수준(대기업 5%, 중견기업 7%)으로 회복하는 등 세제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R&D 투자 시 최대 50%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국가전략기술(現 반도체, 배터리, 백신)에 넷제로 기술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 관련 혁신기술 투자에 정부지원 확대도 요청했다. 보고서는 “주요 선진국들은 선제적으로 탄소중립 기술개발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우리도 수소·연료전지, CCUS(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 등 혁신기술 R&D 및 설비투자에 정부지원을 늘려 최고 수준(미국·EU) 대비 80% 수준에 불과한 관련 기술 역량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팬데믹 기점으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은 생산성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시대 경쟁국에 없는 낡은 규제를 정비하고 AI, IoT,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과 기존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조성훈 교수는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서는 결국 기업들의 혁신 활동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한데 국내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나 경영활동을 하려 해도 저촉되는 것이 너무 많다”고 언급하며 “미래 신산업과 기술혁신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기업들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시스템의 전반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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